조국이니 애국이니, 평소에는 참 진부하게 들린다. 하지만 독도에 가보시라. 그렇게 가슴에 절절히 와 닿는 표현이 없다. 이런 단어 외에 이유없이 붉어지는 눈시울을 어찌 설명하리. 무장한 독도경비대원이 운무가 뿌옇게 깔린 동도에서 서도를 향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
지독한 배멀미. 오전 7시 먹구름이 잔뜩 낀 울릉도 도동항을 출발, 독도로 향하는 삼봉호 선실. 철썩~ 전날 풍랑주의보는 풀렸지만 여전히 높은 파도가 뱃전을 매섭게 내려쳤다. '드디어 독도로 간다'고 흥분에 겨워 하던 승객들은 말문을 닫은 지 오래다.
망망대해로 나간 지 1시간 여, 평소 멀미가 뭔지 모르던 기자도 머리가 띵해지면서 식은 땀이 온 몸에서 흘러나왔다. 이미 1층 두 칸 화장실 앞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줄을 선 승객들로 북새통이다.
"그래도 오늘은 나은 편입니다. 기상이 안 좋은 날은 승객들 90%가 멀미를 하는 걸요." 삼봉호 선원의 위로에도 불구, 부글대는 뱃속은 계속해서 위급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망망대해로 나간 지 1시간 여, 평소 멀미가 뭔지 모르던 기자도 머리가 띵해지면서 식은 땀이 온 몸에서 흘러나왔다. 이미 1층 두 칸 화장실 앞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줄을 선 승객들로 북새통이다.
"그래도 오늘은 나은 편입니다. 기상이 안 좋은 날은 승객들 90%가 멀미를 하는 걸요." 삼봉호 선원의 위로에도 불구, 부글대는 뱃속은 계속해서 위급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국토의 최동단 막둥이 독도를 면회 가는 길은 멀고도 지난했다. 적지 않은 배삯과 일정은 차후 문제다.
우선 울릉군청으로부터 사전에 입도 허가를 받아야 하고 당일 400명 안의 순번에 들어야 한다.
이것이 해결되면 이번에는 천기(天氣)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 독도의 첫 관문 울릉도. 들쭉날쭉한 기상으로 입항이 가능한 날이 연중 절반에 그친다. 여기에 접안시설이 열악한 독도에 배를 댈 수 있는 날은 고작 50여일이다. 지난해 겨울 3개월은 아예 울릉도에서 출항조차 못했다고 한다. 이달 초 모 정당 대표는 헬기를 이용해 4전 5기만에 독도 땅을 밟았다. 이러다 보니 독도 가는 길이 '로또복권 당첨'이라는 우스갯말이 나돌 정도다. 설사 독도에 들어선다 해도 머물 수 있는 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 그마저 콘크리트 선착장에서만.
험난한 독도 여정, 결코 눈요기 관광이 될 수는 없다. 어쩌면 순례객처럼 한국인이라면 꼭 한 번은 와야 할 성지일지 모른다.
우선 울릉군청으로부터 사전에 입도 허가를 받아야 하고 당일 400명 안의 순번에 들어야 한다.
이것이 해결되면 이번에는 천기(天氣)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 독도의 첫 관문 울릉도. 들쭉날쭉한 기상으로 입항이 가능한 날이 연중 절반에 그친다. 여기에 접안시설이 열악한 독도에 배를 댈 수 있는 날은 고작 50여일이다. 지난해 겨울 3개월은 아예 울릉도에서 출항조차 못했다고 한다. 이달 초 모 정당 대표는 헬기를 이용해 4전 5기만에 독도 땅을 밟았다. 이러다 보니 독도 가는 길이 '로또복권 당첨'이라는 우스갯말이 나돌 정도다. 설사 독도에 들어선다 해도 머물 수 있는 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 그마저 콘크리트 선착장에서만.
험난한 독도 여정, 결코 눈요기 관광이 될 수는 없다. 어쩌면 순례객처럼 한국인이라면 꼭 한 번은 와야 할 성지일지 모른다.
그렇게 비몽사몽 2시간쯤 흘렀을까, 왼쪽 선창 너머로 검은 물체 하나가 덩그러니 나타났다.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콧등이 시큰해지고 가슴 한복판에서 뜨거운 뭔가가 치밀어 올랐다. 아, 독도여….짙은 해무에 감싸인 독도는 더없이 평온하고 신비로웠다. 먼 바다에서는 섬이 있는지조차 모를 일이다.
선착장에 내리니 낯 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서도에 사는 유일한 독도 주민 김성도 씨 내외다. 어민 투표가 있어 울릉도로 나가려고 삼봉호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김 선생님 뵈려고 이 곳까지 왔는데 꼭 가셔야 하느냐'는 기자의 생떼에 울릉주민 특유의 미소로 화답했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독도 사진과 함께 큼지막한 글씨로 '독도 주민'이라고 박혀 있다.
허락된 30분이 쏜살같이 지나고 관광객들이 다시 삼봉호에 올라 탔다(기자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군청의 승인으로 이틀간의 체류가 가능했다). 못내 아쉬운 듯 중년 승객 한 명이 서도와 동도를 번갈아 보면서 한 마디 내뱉었다. "우리 국민이 왜 우리 땅에서 쫓기듯 떠나야 하지?"
선착장에 내리니 낯 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서도에 사는 유일한 독도 주민 김성도 씨 내외다. 어민 투표가 있어 울릉도로 나가려고 삼봉호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김 선생님 뵈려고 이 곳까지 왔는데 꼭 가셔야 하느냐'는 기자의 생떼에 울릉주민 특유의 미소로 화답했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독도 사진과 함께 큼지막한 글씨로 '독도 주민'이라고 박혀 있다.
허락된 30분이 쏜살같이 지나고 관광객들이 다시 삼봉호에 올라 탔다(기자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군청의 승인으로 이틀간의 체류가 가능했다). 못내 아쉬운 듯 중년 승객 한 명이 서도와 동도를 번갈아 보면서 한 마디 내뱉었다. "우리 국민이 왜 우리 땅에서 쫓기듯 떠나야 하지?"
그렇게 그들은 떠나고 기자는 남았다, 외로운 섬 하나 독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