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18 [할미꽃]
꽃이야기 18 - 할미꽃
1. 생태
노고초(老姑草)·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한다.
산과 들판의 양지쪽에서 자란다.
곧게 들어간 굵은 뿌리 머리에서 잎이 무더기로 나와서 비스듬히 퍼진다.
잎은 잎자루가 길고 5개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길이 3∼4cm이며 3개로 깊게 갈라지고
꼭대기의 갈래조각은 나비 6∼8mm로 끝이 둔하다.
전체에 흰 털이 빽빽이 나서 흰빛이 돌지만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털이 없다.
흰 털로 덮인 열매의 덩어리가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같이 보이기 때문에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2. 약용 및 효용
한방에서는 할미꽃을 노고초,백두옹이라 하며, 유독식물이지만
뿌리를 해열·수렴·소염·살균 등에 약용하거나 이질 등의 지사제로 사용하고,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쓴다.
3. 얽힌 설화
옛날에 어느 산골마을에 한 늙은 할머니가 두 손녀를
키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큰 손녀는 얼굴이나 자태는 예뻤지만 마음씨가
아주 고약했으며,
둘째 손녀는 비록 얼굴은 못생겼으나
마음씨는 비단결처럼 고왔습니다.
어느덧 두 손녀는 결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굴이 예쁜 큰 손녀는 가까운 이웃 마을의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러나 얼굴이 못생긴 둘째 손녀는 고개 너머 마을의
아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둘째 손녀는 먼 데로 시집을 가게 되자
홀로 남게 된 할머니를 자기가 모시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큰 손녀는 남의 두 눈도 있으니
가까이 사는 자기가 할머니를 돌보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집간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큰 손녀는 홀로 계신 할머니를 소홀히 대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할머니는 끼니조차 이을 수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까이 살고 있는 큰 손녀는 모른 체 하며 지냈습니다.
할머니는 마음씨 고운 둘째 손녀가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둘째 손녀를 찾아 산 너머 마을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할머니가
어떻게 그 높은 고개를 넘어 갈 수 있겠습니까?.
가파른 산길을 오르던 할머니는 기진맥진하여,
둘째 손녀가 살고 있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 보이는
고갯마루에서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러고는 말 한마디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뒤늦게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둘째 손녀는
허겁지겁 달려와서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통곡했지만
돌아가신 할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둘째 손녀는 시집의 뒷동산 양지바른 곳에
할머니를 묻고 늘 바라보며 슬퍼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봄이 되자 할머니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나왔습니다.
그 풀은 할머니의 허리 같이 땅으로 굽은 꽃을 피웠습니다.
둘째 손녀는 이 때부터 할머니가 죽어 꽃이 되었다고 믿고,
이 꽃을 할미꽃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