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34[양귀비]
1. 생태
앵속·약담배·아편꽃이라고도 한다. 지중해 연안 또는 소아시아가 원산지이다.
줄기는 털이 없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높이가 50∼150cm이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3∼20cm의 긴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줄기를 반정도 감싸며 가장자리에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의 톱니가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붉은 색·자주색 등 여러 가지 빛깔로 피고
줄기 끝에 1개씩 위를 향해 달리며, 꽃봉오리 때는 밑으로 처진다.
꽃받침조각은 2개이고 타원형의 배 모양이며 일찍 떨어진다.
꽃잎은 4개이고 둥글며 길이가 5∼7cm이고 2개씩 마주달린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1개이다. 암술머리는 방사상으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이고 길이 4∼6cm의 둥근 달걀 모양이며 다 익으면
윗부분의 구멍에서 종자가 나온다.
아시아 열대·온대 지방과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익지 않은 열매에 상처를 내어 받은 유즙을 60℃ 이하의 온도로 건조한 것이 아편이다.
성분으로는 모르핀·파파베린·코데인 등의 알칼로이드 성분과,
납·수지·타닌·단백질 색소 등이 들어 있다.
중추신경 계통에 작용하여 진통·진정·지사 효과를 내므로
복통·기관지염·불면·만성 장염 등에 복용한다.
민간에서는 열매와 식물체를 분리해 두었다가 응급 질환에 사용했다.
아편을 담배와 함께 피면 마취 상태에 빠져 몽롱함을 느끼고
습관성이 되면 중독 현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종자는 45∼50%의 지방이 들어 있어 식용 또는 공업용으로 사용하며 마취 성분이 없다.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의 황후이며 최고의 미인이었던
양귀비에 비길 만큼 꽃이 아름답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곡물과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Demeter)가
저승의 지배자인 하데스(Hades)한테 빼앗긴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를 찾아 헤매다가
이 꽃을 꺾어서 스스로 위안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편을 합법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불가리아·그리스·인도·일본·파키스탄·터키·러시아·유고 등이며,
한국에서는 법으로 재배가 금지되어 있다.
2. 꽃으로 풀어보는 동의보감
설사와 오랜 이질에 좋다.
양귀비는 일명 어미(御米)라 부르며 양귀비씨는 좁쌀 같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위암과 가슴에 담이 막혀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꽃은 붉으면서 흰빛이 나며 꽃잎은 4장이다.
혹은 연분홍 테두리가 있는 것도 있다.
그 열매를 병처럼 둥글고, 화살촉이 붙은 것 같이 생긴 가운데 씨가 있으며,
몹시 잘고 흰빛을 띤다. 양귀비 껍질은 설사와 오랜 이질을 치료하는데 수렴작용을 한다.
허로에도 좋고, 약기운이 신장으로 들어가므로 뼈의 병에도 좋다
이 약은 성질이 급하므로 많이 써서는 안 된다.
양귀비는 약으로 쓸 때에는 파, 마늘 같은 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먹은 다음 열이 나면서 갈증이 날 때에는 꿀물로 푼다.
양귀비의 진을 아편이라고 하고, 아편을 히로뽕의 원료이기 때문에
유통거래가 법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3. 양귀비에 얽힌 전설
1)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양귀비꽃
옛날 두메 산골 어느 한 마을에 이상하리 만치 남녀노소 할 것없이 서로 몹시 아끼고 사랑하는 한 가정이 었었다. 험하고 힘든 일앤 남먼저 다투어 나서고 가볍고 손쉬운 일과 색다른 음식에는 서로 떠밀고 양보하여 그 극진함이 더 이를 데 없었다.
이 소문을 들은 지하염라국의 염라대왕은 어느 날 인간세상 그 집의 허실을 알아보리라 작심하고 죽음의 사자에게 호출장을 써 주면서 그 집 식구 하나를 잡아오라고 명을 내렸다. 죽음의 사자는 즉시 그 집 호주를 찾아 호출장을 내놓았다. 호출장에는‘서로간에 상의한 후 즉시 한 사람을 보내어 뒷산 촉촉바위 아래 연당물에 몸을 던져 염라지국에 대령입적할지어다.’라고 쓰여 있었다. ‘우리집 식구 중의 한 사람이라 했으니 더 말할 것 없이 내가 가야지!’이렇게 생각한 영감님은 마음을 정한 후 작별차로 먼저 마누라를 찾아갔다. 그러자 듣고 있던 마누라는 펄쩍 뛰었다.
"여보 영감, 물론 영감님의 말씀대로 좇는다면 으레 춘추가 높으신 영감부터 저승으로 가셔야 하겠지만 가세로 보아 영감님은 가문의 호주요, 지존이신데 어찌 경솔하게 이 세상을 저버리려 하십니까요. 그러니 이번 걸음에는 내가 나섬이 천만 번 지당할 것 같습니다."
그러자 영감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여보 부인. 그런 게 아니요. 나는 이미 환갑이 넘도록 살며 남자 대장부라 안팎없이 갖은 존대와 공대를 다 받으면 한 세상 재미를 마음껏 누린 거나 다름없으나 부인은 여자의 몸으로 위로는 시부모를 공경하고 남편을 섬기노라 또 아래로는 오롱조롱 자식을 낳아 가르노라 온갖 풍상고초를 다 겪었은즉 그 고생을 어찌 한 입으로 다 이르겠소. 그리니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나마 자손들을 거느리고 무사히 잘 지내시오."
"아니예요 영감, 난 이젠 며느리에 손자까지 다 보았으니 이 세상을 등진다 한들 무슨 소원이 더 있겠수. 하물며 우리 가문에 내가 없어도 무방하거늘 더 말씀을 마세요."
하며 마누라는 호출장을 와락 빼앗았다. 호출장을 빼앗은 마누라는 그 걸음에 신을 신고자 마루로 나갔다. 이 때 이 일을 알고 좇아나온 며느리는 시어머니 손에서 호출장을 살짝 빼앗았다.
"어머님, 어머님! 어머님이 먼저 저승으로 가시다니 웬말씀이세요. 한평생을 고생 속에 보내신 어머님은 아직 못 가십니다."
말을 마친 며느리는 얼른 옷매무새를 고쳐하고 쌕쌕 단잠에 든 어린것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어 준 후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일하던 남편은 뜻하지 않은 아내의 곡소리에 놀라 뛰어들어왔다. 그는 사연을 알고 부인의 뒤를 따라갔다.
"여보, 예로부터 부부일신 종신이라 했는데 당신이 가다니 웬말이요? 하지만 이미 염라대왕의 사자가 잡으러 온 이상 당신이 가면 어떻고 내가 가면 어떻소? 그러니 차라리 내가 가겠소!"
하지만 아내는 좀처럼 자신의 뜻을 굽히려 들지 않았다.
"저승길이란 한 번 가면 다시는 못 오는 길이예요. 당신은 이 집의 외독자이고 난 출가입적한 외인이니 어쨌든 내가 가야 옳지요."
그러나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의 손에서 기어이 호출장을 빼앗아 가지고 사자를 따라나섰다.
"아니요,당신은 어린것까지 딸린 몸인데 당신이 없으면 장차 우리 가문의 후손을 누가 알뜰살뜰히 돌보며 잘 키워 주겠소?"
아내 역시 만만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도리어 어느새 남편의 손에서 호출장을 도로 빼앗아 쥐고 시부모님을 찾아가 하직인사를 했다.
"아버님,어머님! 이 불효자 먼저 떠나가오니 아무쪼록 백세무강 하옵소서."
그리고 나서 남편을 보고선 사뿐히 절을 올렸다.
"서방님, 부득이한 사정으로 애당초의 백년가약을 저버리고 내 먼저 떠나가오니 슬퍼마시고 조만간 다시 장가드시어 지성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자애로 어린 것을 키우시며 부부 서로 금실자락 누려주소서."
절하고 나서 분연히 집을 나서는데 두 눈에서는 줄 끓어진 구슬마냥 눈물이 비오듯 했다. 며느리가 죽음의 사자를 따라가는데 때마침 산나물 뜯으러 갔던 꽃 같은 시누이가 집으로 총총히 돌아오고 있었다. 시누이는 올케의 수상한 행색에 저으기 의심이 나서 어디로 황황히 가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올케는 할 수 없이 자초지종 사연을 일일이 이야기하면서 작별을 고했다. 그 말을 듣고난 시누이는 다짜고짜 달려들어 올케의 손에서 염라대왕의 호출장을 빼앗아 쥐고 사자를 재촉해 나섰다.
"시누이 ! 아무리 그러기로 이제 한창 피는 이팔청춘 꽃나이인 시누이가 먼저 저승으로 가야 옳단 말이요?"
올케의 말에 시누이는 맺고 끓 듯 단호히 말했다.
"형님 ! 나야 비록 꽃다운 청춘이라지만 아직은 남편도 어린것도 시부모도 없는 혈혈단신이 아니어요. 위로는 섬겨드려야 할 시부모가 계시고 남편이 있고 아래로는 귀동자까지 달린 형님에게 비하면 내가 가는 것이 천만 번 지당하지요."
그러면서 사신을 재촉해 바람마냥 뒷산으로 떠나갔다. 그리하여 시누이가 뒷산 촉촉바위 연당물에 몸을 던져 저승으로 갔다. 이 때 이제나 저제나 하고 초조히 기다리고 있던 염라대왕은 뜻밖에도 하고많은 식구들을 다 버리고 젊디 젊은 처녀가 온 것을 보고하고 괴이쩍어 처녀에게 물었다.
"참 모를 일일진저. 연세 높은 식솔들은 모두 다 버리고 하필 출가도 아니한 새파란 처녀가 왔더란 말이냐?"
그러자 처녀가 말했다.
"지존지엄하옵신 염라대왕은 들어 보세요. 인간 세상 한 가정을 놓고 보면 아버님은 지존이요 어머님은 총목이요 오빠는 기둥이요 올케는 주부요 어린 것은 희망인데, 때도 안 되어 어이 지금 섣불리 온단 말입니까? 그래서 제가 온 것으로 아뢰옵나이다."
그 말을 들은 염라대왕은 그만 목이 꺽 메였다.
"참 인간세상 한 일가의 인심은 과연 듣던 바와 조금도 틀림이 없구나! 그렇게 극진히 아끼고 사랑하며 존중하는데 어찌 동짓달 돌같이 차디찬 심사지닌 우리 염라지국이라 한들 무심히 할수 있으랴!"
이같이 감탄한 염락대왕은 다시 분부를 내렸다.
"기특한 처녀야, 너는 양춘가절 호시절이라 어서 인간세에 다시나가 부모봉양 잘 하고 형제간에 우애하고 가정화목 도모하다가 조만간 심지바른 짝을 찾아 한평생을 고이고이 지내거라."
염라대왕은 곁의 대신에게 부탁하여 그 무슨 작은 짐꾸러미 하나를 내오게 했다.
"듣거라, 아직 인간세상에는 없는 진귀한 씨앗을 주노니 이제 이것을 뜰과 텃밭에 심어 가용이 쓰도록 하라!"
그러면서 그 심는 방법과 사용처를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그 시누이 처녀는 염라대왕에게 백 배 사례한 뒤 다시 소생신의 인건을 받아 인간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염라대왕이 주던 씨앗을 뜰밭에 정히 심었다. 톱날 같은 타원형의 잎사귀가 줄기를 끌어안고 부쩍부쩍 자라더니 그것이 가을이 되자 높이가 1미터 이상 자라났다. 그리고 나서 희고 빨갛고 보라빛을 띈 꽃이 눈부시게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 꽃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 집에서 염라대왕이 가르쳐 준 대로 아직 꽃이 미숙일 때 그것의 아래를 칼로 살짝 베어 진을 받아 말려 두었다가 배아픈데 먹고, 머리 아픈데 먹고, 모진 상처에 먹고 발랐다. 그랬더니 모든 병이 즉시 가뭇없이 사그라들었다. 이로부터 온 가정 식솔들은 더더욱 화목하고 즐겁게 잘 살아갔다고 한다. 또 이로부터 이 꽃이 널리 재배가 되었는데 이것이 다름아닌 오늘날의 ‘양귀비꽃’이라고 한다.
2) 인도국화 파파벨라에 얽힌 전설
옛날 인도의 한 궁전에는 넓고 훌륭한 정원이 있었습니다.
그곳의 왕자는 여느 날처럼 정원을 거닐다
발목에 금실이 매여진 예쁜 새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이 새의 발에 금실이 매여져 있는 것을 보니 어느 궁정에서 날아온 것 같군."
왕자는 아름다운 이 새가 마음에 들어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새는 좀처럼 우는 일이 없는 이상한 새였습니다.
어느 날 밤 왕자는 깊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왕자는 꿈 속에서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그 아가씨는 아라후라 나라의 공주였습니다.
공주는 왕자에게 다소곳이 말했습니다.
"왕자님, 저는 저의 새를 찾으러 왔습니다.
그 새는 제가 묶어 놓은 금실을 끊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좋소. 내 정원으로 가서 찾아보시오. 그런데 공주의 이름은 무엇이오?"
"제 이름은 제가 잃어버린 새의 이름과 똑같습니다."
"그럼 새의 이름은 무엇이오?"
"그것은 가르쳐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 새의 이름은 저의 이름과 똑같고 그 새만이 저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공주는 말을 이었습니다.
"그 새의 노래 소리가 바로 제 이름입니다.
이름을 가르쳐 드릴 수 없는 것은, 제 이름을 아는 사람은 저와 결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왕자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왕자님, 그 새는 제 앞에서만 자기가 부르던 노래를 생각해 냅니다.
그 새는 한 가지 꽃만을 좋아하는데 그 꽃 이름은 저의 이름과 같답니다. "
공주는 말을 마치더니 왕자의 정원을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새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새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주가 실망하여 돌아가려고 할 때 왕자는 공주를 붙잡았습니다.
"공주, 그렇다면 꽃의 이름이 무엇이오?"
"왕자님. 그 꽃 이름은 바로 제 이름이기 때문에 가르쳐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잃어버린 새는 그 꽃을 보기만 하면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랫소리가 바로 제 이름이랍니다."
공주는 왕자가 잡은 손을 뿌리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왕자는 문득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정말로 이상한 꿈이었습니다.
왕자의 눈에는 꿈에 본 공주의 모습이 아른거렸습니다.
그 꽃을 찾기만 하면 공주와 결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왕자는 날이 밝기를 기다려 아라후라 성으로 떠났습니다.
파수병으로 변장한 왕자는 성안을 돌아다니다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황홀한 꽃을 발견했습니다.
왕자는 뛸 듯이 기뻐하며 꽃을 들고 자기가 사는 궁전으로 돌아왔습니다.
새는 그 꽃을 보자마자 울기 시작했습니다.
"파파벨라! 파파벨라!" 공주와 꽃과 새의 이름은 모두 파파벨라였던 것입니다.
그 후 왕자는 파파벨라 공주와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인도의 국화이기도 한 이 '파파벨라 꽃'은 ´양귀비´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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